실효된 전과도 누범이 될까

COLUMN · 형사

작성 2026. 11. 5. | 로엘법무법인 대전분사무소 이승용 변호사

징역형을 마치고 몇 년이 지나면 그 전과가 '실효됐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래서 새 사건으로 재판을 받게 된 분들 가운데는 실효된 전과는 이제 아무 영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6. 1. 29. 형 집행을 마친 뒤 3년 안에 다시 죄를 저질렀다면 그 뒤 전과가 실효되더라도 누범가중 대상에서 빠지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판결의 사실관계와 논리, 실효된 전과가 다시 문제 되는 장면을 정리합니다.

Q.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과가 실효됐다면 누범가중을 받지 않나요?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5도15970 판결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 집행을 마친 뒤 3년 안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저질렀다면, 그 뒤 전과가 실효되더라도 형법 제35조의 누범에 해당합니다. 실효는 형 선고의 법적 효과를 장래를 향해 없앨 뿐 과거에 형을 선고받은 사실까지 지우지는 않는다는 이유입니다. 이 사건은 파기환송되어 환송 후 결론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형 집행을 마치고 2년여 뒤의 사기, 항소심은 누범가중을 뺐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2014. 6. 17. 사기죄 등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2015. 6. 30. 형 집행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2017. 11.부터 12.까지 부동산 분양과 대출 알선을 내세워 돈을 받아 낸 사기 2건을 저질렀고, 이 사건에서는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 공소사실도 함께 재판을 받았습니다.

제1심은 사기 2건에 누범가중을 적용해 징역 12년을 선고했습니다.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집행을 마친 날부터 5년 동안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않아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라 그 형이 실효됐으므로 누범가중을 할 수 없고 불리한 양형 사정으로만 볼 수 있다며 징역 11년 6개월로 낮췄습니다. 검사와 피고인이 모두 상고했습니다.

대법원은 실효돼도 누범 사유는 남는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형이 실효되면 형 선고에 따른 법적 효과가 앞으로 사라질 뿐, 형을 선고받았다는 과거의 사실이 가진 효과까지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또 누범을 무겁게 처벌하는 이유를, 앞선 형벌의 경고를 무시하고 다시 범행해 책임이 커진 점과 재범 예방에서 찾았습니다. 정해진 기간 안의 재범을 가중하기로 한 입법적 결단이 있는 이상, 시간이 흘러 기준이 되는 형이 실효됐다는 이유로 누범이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결국 항소심의 판단은 형법 제35조의 적용 범위를 오해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구분항소심(서울중앙지법)대법원
실효의 의미실효된 전과는
누범 근거가 될 수 없음
장래의 법적 효과만 소멸,
형 선고 사실은 남음
결론누범가중 제외,
양형 사정으로만 고려
3년 내 재범이면 누범,
원심판결 전부 파기

현행 「형법」 제35조는 누범의 형을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하게 하고,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는 3년 이하 징역·금고는 5년, 3년 초과는 10년, 벌금은 2년이 지나면 형이 실효된다고 정합니다.

실효된 전과가 다시 고려되는 장면들

실효가 있으면 수형인명부의 해당란이 삭제되지만(같은 법 제8조), 대법원은 누범 외의 장면에서도 실효된 전과를 고려해 왔습니다. 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도4869 판결은 실효된 형도 선고유예를 받을 수 없는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도10269 판결은 실효된 음주운전 전과도 당시 가중처벌 조항의 위반 횟수에 넣었습니다.

장면근거실효된 전과
누범가중「형법」 제35조
2025도15970
3년 내 재범이면 누범
선고유예「형법」 제59조 제1항 단서
2004도4869
결격사유에 해당
음주운전 재범「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2012도10269
현행 조문이 명시적으로 포함

필자 대조로 덧붙이면, 현행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은 음주운전 등으로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안에 다시 위반한 사람을 가중처벌하면서 괄호로 '형이 실효된 사람도 포함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2012도10269 판결 당시와 조문 구조는 다르지만, 실효된 전과를 재범 판단에 넣는다는 방향은 법률 문언으로 확인됩니다.

환송심에서 남은 것과 피고인이 확인할 점

이 사건은 사기 2건과 나머지 공소사실이 하나의 형으로 묶여 있어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됐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형을 다시 정하게 됩니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대법원이 판단하지 않았고, 환송 후 결론과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필자 해설로 덧붙이면, 누범 여부는 판결 선고일이 아니라 앞선 형의 집행을 마친 날과 새 범행일 사이가 3년 안인지로 따집니다. 그 뒤 재판이 길어져 실효 기간이 지나더라도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판결의 의미입니다. 한편 항소심은 음주·무면허운전을 반복한 사정을 누범과 별개의 불리한 양형 사정으로 들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전과가 실효돼 기록에서 사라졌다고 알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새 범행이 언제였는지에 따라 실효된 전과도 다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음주운전 재범 기준은 두 번째 음주운전, 10년이라는 기준에서 다루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형 집행을 마친 뒤 3년 안에 다시 죄를 지었다면 그 뒤 전과가 실효돼도 누범에 해당합니다. 둘째, 실효는 형 선고의 장래 효과만 없애고 형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지우지는 않습니다. 셋째, 실효된 전과는 선고유예 결격이나 음주운전 재범 판단에서도 고려될 수 있습니다.

예전 전과가 새 재판에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하신가요?

이전 판결문이나 형 집행을 마친 날짜, 새 사건의 범행 일시와 공소장을 정리해 두시면 검토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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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5도15970 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9. 11. 선고 2025노672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도4869 판결 /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도10269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5조·제59조 [시행 2026. 10. 2., 법률 제22007호] /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제8조 [시행 2026. 10. 2., 법률 제21490호] /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시행 2026. 10. 13., 법률 제22067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같은 날 발행 칼럼: 살인미수에 집행유예, 119 신고가 남긴 차이

이승용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전분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이혼 전문 변호사
대한법률구조공단 대전지부 · 대전고등검찰청 공익법무관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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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항소심 판결문에 기재된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와 피해자, 구체적 지명은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판결은 파기환송 판결로, 형량은 환송심에서 다시 정해지며 그 결론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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