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공범의 경찰 진술, 부인하면 증거 안 될까
COLUMN · 형사 / 마약
작성 2026. 11. 5. | 로엘법무법인 신영인 변호사
마약 사건은 거래 상대방이 먼저 적발되어 경찰에서 "누구에게서 샀다"고 진술하면서 수사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지목된 사람은 법정에서 매매 사실을 부인한다면, 상대방이 경찰에서 한 진술은 어디까지 증거가 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2026. 2. 12. 필로폰 매수인에 대해 경찰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를 매도인으로 지목된 피고인이 부인하면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판결의 논리와 '내용 인정'의 의미, 확인할 점을 정리합니다.
Q. 마약을 샀다는 상대방의 경찰 조서, 피고인이 부인하면 증거가 될 수 없나요? 대법원 2026. 2. 12. 선고 2025도20396 판결에 따르면 매수인과 매도인처럼 서로 대향된 관계도 공범에 포함되므로, 경찰이 작성한 상대방의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공판에서 그 내용을 부인하면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 다만 이 사건은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되었고, 환송 후 결론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매수인의 경찰 진술로 매매가 유죄가 된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필로폰 투약과 필로폰 매매로 기소되었습니다. 매매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24. 10. 4. 상대방에게 현금 35만 원을 받고 필로폰 1g이 든 일회용 주사기 2개를 건넸다는 내용이었고, 피고인은 제1심부터 원심까지 일관되게 매매를 부인했습니다.
제1심과 원심(춘천지방법원)은 상대방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사본과 '공범 진술청취' 수사보고를 증거로 삼아 매매 부분을 유죄로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투약 부분 유죄 판단은 그대로 두었지만, 매매 부분에는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 오해가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에 돌려보냈습니다.
사고판 상대방도 '공범'이어서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가 되지 않습니다
판결 당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은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를, 피의자였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공판에서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만 증거로 할 수 있게 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이 피고인 자신의 조서뿐 아니라 공범관계에 있는 다른 사람의 조서를 피고인에게 쓰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여기서 공범에는 함께 범행한 사람뿐 아니라, 마약을 판 사람과 산 사람처럼 서로 반대 방향의 행위가 있어야 성립하고 각자 별도의 처벌 규정으로 처벌되는 대향범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법정에서 조서 작성의 진정을 인정하는 등 제312조 제4항의 요건을 갖추더라도,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면 그 조서는 피고인의 유죄 증거가 될 수 없습니다.
'내용을 인정한다'는 것은 조서에 진술한 대로 적혀 있다는 뜻이 아니라, 그 진술 내용이 실제 사실과 맞는다고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대법원 2020. 6. 11. 선고 2016도9367 판결은 공범의 경찰 조서가 이렇게 증거능력을 잃으면, 그 공범이 사망 등으로 법정에 나올 수 없더라도 같은 법 제314조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수사보고도 증거에서 빠지고 남은 것은 피고인의 일부 진술뿐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과 변호인은 상대방의 조서에 대해 내용을 부인하는 취지로 증거 동의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매매와 조서 내용을 일관되게 부인한 이상, 상대방의 진술을 옮겨 적은 수사보고의 진술 내용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 증거 | 원심 | 대법원 |
|---|---|---|
| 상대방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 증거능력 인정 | 내용 부인으로 증거능력 없음 |
| 공범 진술청취 수사보고 | 증거능력 인정 | 진술 내용 불인정으로 증거능력 없음 |
|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 다른 증거와 함께 유죄 근거 | 이것만으로는 매매 유죄 인정에 부족 |
증거목록에는 피고인이 제1심 첫 공판에서 이 수사보고에 동의하고 입증취지만 부인한 것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착오 기재이거나, 상대방이 그런 진술을 한 사실이 있다는 점만 인정한 것을 '동의'로 잘못 정리한 것으로 보았고, 그 기재로 수사보고가 증거능력을 갖게 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매매 부분이 파기되자 투약 부분도 함께 파기되었습니다. 두 범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기 때문입니다. 투약 부분의 유죄 판단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취지는 아닙니다.
개정 조문과 피고인이 확인할 점
필자 대조로 덧붙이면, 2026. 10. 2.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법률 제21857호)은 제312조 제3항의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을 '사법경찰관'으로 바꾸고 검사 작성 조서에 관한 제1항을 삭제했습니다. 내용 인정을 요건으로 하는 문언은 그대로이고, 시행 전에 검사가 종전 규정에 따라 작성한 조서는 부칙 제12조 제3항에 따라 종전 규정대로 증거로 할 수 있습니다. 검찰청 폐지 이후의 경과는 검찰청 폐지 후, 진행 중인 사건은 어떻게 되나에서 다루었습니다.
필자가 마약 사건을 변호하다 보면, 상대방의 진술이 조서뿐 아니라 수사보고 형태로도 기록에 들어와 있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증거 의견을 낼 때 서류마다 동의 여부와 내용 인정 여부를 분명히 밝혀 두는 것이 중요하고, 공판조서와 증거목록의 기재도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조서가 빠졌다고 곧바로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필자 해설로 덧붙이면, 이 판결은 경찰 조서와 수사보고의 증거능력을 다룬 것으로, 상대방이 법정에서 직접 증언하는 경우까지 판단한 것은 아니며 환송심의 결론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자백을 뒤집은 경우의 판단은 마약 재판 중 자백 번복, 법원이 믿지 않은 이유에서 다루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마약 매도인과 매수인처럼 대향범도 공범이어서 상대방의 경찰 조서는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면 유죄 증거가 될 수 없습니다. 둘째, '내용 인정'은 진술이 실제 사실과 맞다고 인정하는 것을 뜻합니다. 셋째, 이 사건에서는 같은 진술을 옮긴 수사보고도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았고, 환송 후 결론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거래 상대방의 진술로 마약 수사나 재판을 받고 계신가요? 공소장, 증거목록, 열람·복사한 수사기록과 지금까지 낸 증거 의견을 정리해 두시면 검토에 도움이 됩니다. |
참고자료
· 대법원 2026. 2. 12. 선고 2025도20396 판결 / 대법원 2020. 6. 11. 선고 2016도9367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312조·제314조 [시행 2026. 10. 2., 법률 제22009호] / 개정 법률 제21857호(2026. 8. 4. 공포, 2026. 10. 2. 시행) 부칙 제12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 같은 날 발행 칼럼: 외도 이혼 위자료, 소멸시효는 언제부터
| 신영인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 청주 근무 형사·기업법무 담당 · 서울대학교 졸업, 사법시험 합격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에 기재된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판결은 파기환송 판결로, 매매 부분의 유무죄는 환송심에서 다시 정해지며 그 결론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법령은 2026. 11. 5.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한 현행 판본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관련 구성원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상세한 내용은 아래의 문의를 통해 전달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