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청소년을 신고 없이 데리고 있으면 처벌될까
COLUMN · 형사
작성 2026. 11. 6. | 로엘법무법인 창원분사무소 민우기 변호사
집을 나온 청소년이나 길을 잃은 치매 어르신을 정당한 사유 없이 경찰에 알리지 않고 데리고 있으면 그것만으로 죄가 될 수 있습니다.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실종아동법)이 신고 없는 '보호'를 처벌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디까지가 '보호'인지는 법에 정의가 없습니다. 대법원은 2026. 2. 26. 이 '보호'를 판단하는 기준을 판결요지로 제시했습니다. 하급심이 엇갈렸던 과정과 대법원의 기준을 법리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Q. 가출한 청소년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데리고 있으면 실종아동법 위반이 되나요? 실종아동법 제7조는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실종아동 등을 경찰관서의 장에게 신고하지 않고 보호할 수 없다고 정하고, 위반하면 제17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5도19813 판결은 생활의 기본요소 제공 등을 통해 실종아동 등의 생명·신체·건강에 위험이 미치지 않도록 하는 행위로 볼 수 있는지를 주된 기준으로 '보호'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가출한 14세 아동을 새벽 약 5시간 동안 숙박시설에 신고 없이 데리고 있던 행위가 미신고 보호행위로 인정됐습니다. |
신고 없이 데리고 있는 것 자체를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실종아동법상 '실종아동 등'은 약취·유인·유기, 사고, 가출, 길을 잃는 등의 사유로 보호자로부터 이탈한 사람입니다. 대상은 실종 당시 18세 미만인 아동, 지적장애인·자폐성장애인·정신장애인, 치매환자입니다(제2조). 스스로 집을 나온 청소년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이와 별도로 보호시설 종사자, 의료인, 아동복지·사회복지 전담공무원 등은 직무 중 실종아동 등임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신고할 의무가 있습니다(제6조). 반면 제7조의 미신고 보호 금지는 직업과 관계없이 '누구든지'에게 적용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1심은 무죄, 항소심은 유죄로 '보호'의 의미가 갈렸습니다
이 사건 피고인은 가출한 14세 아동임을 알면서 새벽 3시경부터 8시 무렵까지 약 5시간 동안 숙박시설에서 아동을 신고 없이 데리고 있었다는 혐의로, 간음유인 등 다른 죄명과 함께 기소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종아동법 위반 부분만 다룹니다.
제1심은 '보호'가 단순히 한 공간에 함께 있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를 대신하거나 양육에 준하는 행위를 뜻한다고 보아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항소심은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심야·새벽 시간대에 미성년자 혼자서는 들어가기 어려운 숙박 장소를 제공했고, 외부에서 볼 수 없는 실내여서 경찰의 발견이 어려워졌다는 점을 들어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 심급 | '보호'를 본 관점 | 결론 |
|---|---|---|
| 제1심 | 보호자를 대신하거나 양육에 준하는 행위가 필요 | 무죄 |
| 항소심 | 숙박 장소 제공 등으로 발견·복귀를 저해할 위험 | 유죄 |
| 대법원 | 생활의 기본요소 제공 등으로 위험·곤란을 막는 행위인지 | 상고기각 (유죄 유지) |
대법원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는 기준을 세웠습니다
대법원은 '보호'를 위험이나 곤란이 미치지 않도록 잘 보살펴 돌보는 행위라는 통상의 의미와 실종아동의 조속한 발견·복귀라는 법의 목적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여기에 행위자와 실종아동 등의 관계, 나이와 발달 정도, 행위의 동기와 경위, 제공한 재화나 용역이 의식주 등 기본 생활 유지에 기여하는 정도, 함께 있었던 시간, 발견과 복귀에 미친 영향을 종합하라고 했습니다.
그 주된 기준은 생활의 기본요소를 제공하는 등으로 실종아동 등의 생명·신체·건강에 위험이 미치지 않도록 하는 행위로 볼 수 있는지이며,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이 기준에 비추어 항소심의 유죄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며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필자가 보기에 이는 제1심처럼 양육에 준하는 수준까지 요구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가출 청소년이나 길 잃은 어르신을 맡게 됐다면
필자 해설로 덧붙이면, 이 판결은 범행 목적이 있던 사안을 판단한 것이고 선의로 잠자리를 내준 경우의 결론까지 정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대법원이 숙소나 음식 제공, 함께 있던 시간을 고려 요소로 든 이상 좋은 뜻이었다는 사정만으로 판단이 끝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동기는 여러 고려 요소 중 하나이고, 제7조의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지는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집을 나온 아이를 하룻밤 재워 줬을 뿐인데 문제가 되느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이나 어르신을 맡게 된 즉시 112에 알리고 경찰의 안내에 따르는 것입니다. 신고는 보호자에게 돌아갈 길을 앞당기고, 데리고 있던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오해도 줄여 줍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실종아동 등을 정당한 사유 없이 신고 없이 보호하면 형사처벌 대상이고, 가출한 청소년과 치매환자도 포함됩니다. 둘째, 대법원은 '보호'를 생활의 기본요소 제공 등으로 위험을 막는 행위인지를 주된 기준으로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셋째, 실종아동 등을 맡게 됐다면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실종아동법 위반으로 조사를 앞두고 계신가요? 함께 있었던 시간과 장소, 경위, 연락이나 신고 시도 여부를 날짜순으로 정리해 두시면 검토에 도움이 됩니다. |
참고자료
·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5도19813 판결 / 서울고등법원(춘천) 2025. 11. 5. 선고 2025노137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1조·제2조·제6조·제7조·제17조 [시행 2026. 5. 12., 법률 제21108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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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우기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창원 근무)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경남지방변호사회 윤리위원 · 마산중부·창원중부·마산동부경찰서 위원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항소심 판결문에 기재된 범위로만 서술했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당사자와 장소, 함께 기소된 범죄의 경위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판결은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한 판결입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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