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성보호법'의 법정형 하한선, 단순 소지와 시청이 일으키는 파장
디지털 성범죄를 바라보는 사법기관의 시선은 날이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다. 대법원 사법연감의 통계를 보면 다른 범죄 추세가 주춤할 때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사건은 꾸준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판결 분석 역시 성착취물 관련 범죄의 실형 선고 비율이 매년 가파르게 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대중이 생각하는 안일한 기준과 실제 법원이 적용하는 법리 사이에 심각한 간극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호기심에 링크를 눌러 몇 개 보았을 뿐'이라는 생각이 한 인간의 사회적 생명을 완전히 끊어놓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가 처벌 직후의 삶까지 무너뜨리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법이 '벌금형 없는 유기징역형'을 기본 구조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5항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구입·소지 또는 시청한 자의 법정형 하한선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명시하고 있다. 선고 유예나 기소 유예 같은 극적인 선처를 받지 못해 유죄 판결이 내려진다면, 집행유예가 붙더라도 전과자 신세를 면할 수 없다. 초범이라는 사정만으로 법원이 칼날을 무디게 만들어주던 시절은 끝났다. 법원이 엄벌을 거두는 핵심 기준은 감정적인 반성이 아니라, 다운로드나 시청 과정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라는 사실 자체를 전혀 인지할 수 없었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해 내는가에 달려 있다.
또한 이 범죄는 단순히 형사 처벌을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유죄가 확정되면 뒤따르는 강력한 '보안처분'이야말로 일상 복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다. 신상정보 등록,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이나 복지시설에 대한 최대 10년간의 취업 제한, 특정 국가로의 비자 발급 제한 조치는 경제 활동을 사실상 마비시킨다.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취업은 물론이고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서 밥벌이를 하며 살아갈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당하는 셈이다.
수사 기법의 발전도 피의자의 방어선을 무력화하고 있다. 최근 디지털 성범죄 수사는 국제 공조와 해시값 추적 기술을 활용해 과거 은밀하게 다운로드했던 이력까지 전부 찾아낸다. 스트리밍 링크를 한 번 클릭했거나 시청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에 자동으로 저장된 캐시 파일만으로도 소지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판례의 경향이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초기 진술이 나중에 디지털 포렌식 결과와 어긋나는 순간, 증거인멸 우려가 인정되어 구속 수사로 이어질 위험도 매우 높다.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대표변호사는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들 대부분이 사법 체계의 엄정함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한다. 수사관이 내미는 정확한 타임라인과 접속 기록 앞에서 어설픈 변명이나 거짓말은 오히려 구속영장 청구라는 최악의 결과만 부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디지털 증거의 성격을 명확히 분석하고 행위 당시에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임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법리적으로 소명하는 등 정석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경찰 조사의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가 향후 수십 년의 삶을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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