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방 사기 조직원과 범죄단체조직죄, 처벌의 경계를 가르는 실무적 입증 책임
최근 형사 사건의 중심에는 고도의 분업화 체계를 갖춘 기업형 '리딩방 사기'가 자리 잡고 있다. 자본시장의 변동성을 악용한 허위 수익률 인증과 가짜 HTS 플랫폼을 앞세운 조직적 기망 행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불법 투자 리딩방 사기로 인한 누적 피해액은 1조 2,901억 원에 육박한다. 월평균 피해 규모만 500억 원을 상회하며, 단속 기간 검거된 조직원이 5,800여 명, 그중 핵심 주동자와 간부급 730여 명이 구속 기소되는 등 전례 없는 파괴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천문학적 피해 규모는 수사기관의 대응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다. 대검찰청과 경찰청은 단순 사기죄 프레임에서 벗어나 조직폭력배나 대규모 보이스피싱 조직에 적용되던 무관용 원칙과 엄벌주의 기조를 적극 반영하기 시작했다. 조직적 사기 범죄에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기소 전부터 범죄수익의 몰수·추징 보전을 집행하는 등 압박 수위를 전례 없이 높이고 있다.
법리적 핵심은 기망 행위의 '조직성'과 '계획성'을 법원이 어떻게 평가하느냐다. 최근 가장 가파른 변화는 형법 제114조 '범죄단체등의 조직·가입·활동죄'의 적극적 적용이다. 법원이 리딩방 조직을 범죄단체나 범죄집단으로 인정하는 순간 사건의 성격은 완전히 변모한다. 총책을 정점으로 관리자, 상담원, 인출책 등 유기적 지휘체계를 갖추고 범죄를 반복 수행할 태세를 갖추었다고 판단되면, 실행 행위에 직접 가담하지 않은 하급 직원까지 조직 전체의 범죄 행위에 대해 공동정범 책임을 지며 중형을 피하기 어렵다.
더 나아가 피해 액수가 5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빈번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사기 혐의가 필연적으로 연계된다. 이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어 법정형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또한 무등록 투자자문 행위에 따른 자본시장법 위반, 대포통장 사용과 자금 세탁 과정에서의 전자금융거래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이 경합한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처벌 조항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가담자들의 형사적 책임을 폭발적으로 키우는 구조다.
대형화·조직화된 사건에서 정당한 방어권 행사의 성패는 초기 수사 단계에서 수사기관의 프레임을 어떻게 해체하느냐에 달려 있다. 경찰청 기획조정관실 법무과 소송계장(경정) 등 오랜 기간 경찰 내부에서 수사 기획과 법리 검토를 전담했던 로엘 법무법인 김현우 대표변호사는 "대규모 합동수사단이 구성되어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구조에서는 가담 정도가 경미한 하급 직원조차 총책과 동일한 선상에서 범죄단체 구성원으로 묶여 구속 영장이 청구된다. 수사기관이 설정한 범죄 사실의 연결고리를 선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라며 "피해자는 범죄수익 은닉 전 가압류와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을 동시에 진행해 실질적 회수 가능성을 확보해야 하며, 본의 아니게 말단으로 연루된 가담자라면 단순 지시 이행 관계였음을 메신저 대화록, 업무 일지 등 디지털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 전체 수익 분배 구조에서 배제되었음을 증명해 범죄단체조직죄의 적용 동력을 초기에 상실시키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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