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밀 넘기고 받은 돈, 전액 추징될까

COLUMN · 형사 / 영업비밀

작성 2026. 11. 3. | 로엘법무법인 안수진 변호사

회사의 기술 자료를 외국 기업 쪽에 넘기는 일에 관여하면서 '급여'나 '자문료'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면, 그 돈은 나중에 어떻게 될까요. 자료를 넘기기 전에 받은 돈이거나, 회의 참석 같은 다른 일의 대가도 섞여 있다면 추징을 피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2026년 10월, 영업비밀 국외누설 사건에서 범행 무렵 급여 명목으로 받은 돈 전부가 범죄행위의 보수로서 추징 대상이 된다고 보아 추징하지 않은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이 판결로 추징 대상이 되는 돈과 되지 않는 돈의 경계를 정리합니다.

Q. 영업비밀을 넘기기 전에 급여 명목으로 받은 돈도 범죄수익으로 추징될 수 있나요?

추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입니다. 대법원 2026. 10. 8. 선고 2026도7031 판결은 돈을 받은 시기가 누설보다 앞섰다는 사정만으로 범행의 대가가 아니라고 볼 수 없고, 함께 한 회의 참석 등이 범행에 딸린 보조적 행위라면 받은 돈 전부가 범죄행위의 보수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기소된 범죄와 무관하게 받은 돈은 추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해외 기술이전에 관여한 두 사람, 어떤 사건이었나

판결문에 따르면 피해회사 퇴직 예정자였던 피고인 1은 2023년 9월경부터 피고인 2의 요청으로 중국 소재 기업 측과 피해회사 생산 기술에 관한 회의에 참석하고 질문에 답했습니다. 퇴직 후에는 삭제·반환 요구를 받고도 자료를 계속 보유했고, 2024년 1월과 2월 자료 사진을 피고인 2에게 보내 누설했습니다.

피고인 1은 그 무렵 피고인 2에게서 급여 등 명목으로 10회에 걸쳐 3,050만 원과 미화 10,188달러를 받았습니다. 피고인 2는 자신이 운영하는 미국 법인을 통해 그 외국 기업과 기술이전협약(총 600만 달러)을 맺고 미화 1,528,299달러를 받았습니다. 제1심은 두 사람 모두에게 추징을 선고했지만, 원심은 이를 파기하고 추징하지 않았습니다.

구분원심대법원
피고인 1의 급여대부분 누설 전 지급
범행 보수로 보기 어려움
전부 범죄행위의 보수
추징 대상
회의 참석 등대가 비율 산정 자료 없음범행에 딸린 보조적 행위
피고인 2의 계약대금추징 안 함기소된 '취득'의 대가 아님
원심 유지

누설 전에 받은 돈도 범행의 보수가 될 수 있습니다

범행의 대가로 받은 돈인지는 지급 시기가 아니라 그 돈이 무엇의 대가였는지로 판단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기준입니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2조 제2호 가목은 중대범죄 행위로 생긴 재산과 그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을 범죄수익으로 정합니다.

대법원은 보수를 받은 일에 범죄가 아닌 행위가 일부 섞여 있어도, 그 행위가 범죄와 목적을 같이하는 부수적·보조적 행위이거나 범죄가 없었다면 따로 돈을 줄 이유가 없는 정도라면 받은 돈 전부가 범죄수익이라고 보았습니다. 돈이 범행보다 먼저 지급됐다는 사정만으로 대가성을 쉽게 부정해서도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피고인 1의 회의 참석과 답변이 영업비밀의 계속 보유·누설과 같은 목적의 보조적 행위라고 보고, 받은 돈 전부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10조, 제8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추징 대상으로 판단했습니다. 대가 비율을 가릴 자료가 없다는 원심의 이유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기소된 범죄의 대가가 아니면 추징할 수 없습니다

영업비밀 유출과 관련해 돈이 오갔더라도, 그 돈이 해당 피고인이 기소된 범죄행위로 생기거나 그 대가로 받은 것이 아니면 그 피고인에게서 추징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이 원칙을 피고인 2에게 적용했습니다.

피고인 2에게 기소된 범죄는 피고인 1이 누설한 자료를 '취득'한 행위였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 2가 받은 기술이전협약 대금이 이 취득 행위로 생긴 재산도, 그 대가도 아니라고 보아 추징하지 않은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계약대금 규모가 커도 기소된 범죄와 연결되지 않으면 추징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난 부분입니다.

피고인과 피해 기업이 확인할 것

이번 판결로 피고인 1에 대한 원심판결은 유죄 부분 전부가 파기됐습니다. 원심이 추징을 선고하지 않아 추징 부분만 따로 떼어 파기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추징은 법원이 명할지 판단하는 임의적 추징이어서, 실제 추징 여부와 금액은 서울고등법원 환송심이 정하며 그 결론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필자가 형사 상담을 하다 보면, 돈을 급여나 자문료로 받았으니 범죄와는 별개라고 여기는 분을 만나게 됩니다. 이 판결 이후에는 명목보다 그 돈이 무엇을 위해 지급됐는지, 기소된 행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쟁점이 된다고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필자 해설).

법정형도 무겁습니다. 현행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1항은 외국에서 사용될 것을 알면서 영업비밀을 누설하거나 삭제·반환 요구 후 계속 보유하는 행위를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퇴사 후 보유죄의 요건은 퇴사 후 영업비밀 반환 거부, 처벌 기준은에서 다뤘습니다.

같은 법 제18조의5는 2024. 2. 20. 신설돼 위반행위를 조성하거나 그로부터 생긴 물건을 몰수하도록 했고, 부칙상 시행 이후 범죄부터 적용됩니다. 이 판결은 이 조항을 판단하지 않았습니다(필자 해설). 재산이 묶이는 추징보전은 추징보전, 범행 전에 산 집도 묶일 수 있습니다를 참고하십시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범행의 대가인지는 지급 시기가 아니라 대가 관계로 판단합니다. 둘째, 범행에 딸린 보조적 행위가 섞여 있어도 받은 돈 전부가 추징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추징은 기소된 범죄행위의 대가에 한정되므로 그와 무관한 계약대금은 제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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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6. 10. 8. 선고 2026도7031 판결 — 대법원 판례속보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제18조의5 [법률 제21065호, 시행 2026. 5. 28.] /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8조·제10조 [법률 제18672호, 시행 2022. 1. 4.] — 국가법령정보센터
· 같은 날 발행 칼럼: 가맹점 매장 음악, 가맹본부도 사용료 낼까

안수진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
서울 근무 / 서울 행당중학교 자문변호사 · 교육권보호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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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판례속보 공개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와 회사는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판결은 피고인 1 부분을 파기환송한 판결로, 환송 후 결론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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