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고소 불송치, 그러면 무고일까

COLUMN · 형사

작성 2026. 10. 30. | 로엘법무법인 김형철 변호사

성범죄를 고소했는데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하고, 얼마 뒤 상대방이 무고로 맞고소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소인은 증거가 부족했을 뿐인데 거짓말을 한 사람이 되는지 불안해하고, 피고소인은 불송치가 곧 허위 고소의 증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10월, 강간 고소가 불송치된 뒤 무고로 기소된 사건에서 유죄로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이 판결로 불송치와 무고의 관계를 살펴봅니다.

Q. 강간 고소가 불송치되면 고소인은 무고죄가 되나요?

불송치 결정만으로 무고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2026. 10. 8. 선고 2026도1865 판결은 불송치 결정이 고소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근거에 그친다고 보았습니다.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고소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라는 점이 적극적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전 연인을 강간으로 고소했다가 무고로 기소된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이 사건 피고인은 2021년 초 약 3개월간 교제한 상대방을 그해 12월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고소 내용은 상대방이 술에 약물을 타 정신을 잃게 한 뒤 세 차례 강간했다는 것과, 피고인의 신체 사진·영상을 지인에게 반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에서 피고인 모발에서는 복용 중이던 약 외에 다른 성분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2022년 6월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했고, 피고인의 이의신청에 따른 보완수사 뒤 2023년 2월 다시 불송치했습니다. 그 사이 상대방은 피고인을 무고로 고소했습니다.

1심은 영상 반포 부분만 유죄로, 강간 부분은 허위라는 증명이 부족하다며 무죄로 보았습니다. 원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1. 21. 선고 2024노4037 판결)은 강간 부분도 유죄로 뒤집었습니다. 고소 내용 이후에도 항의 없이 평범한 연인관계를 유지했고 약물도 검출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대법원이 불송치만으로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한 이유

대법원은 무고죄의 '허위'는 적극적 증명이 필요하고, 고소사실이 진실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형법」 제156조는 타인에게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성범죄 고소에 대해서는 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등을 인용해, 피해자의 대처 방식은 사람과 관계에 따라 다르고 불기소나 무죄 자체를 무고의 적극적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나아가 강간죄는 폭행·협박을 요건으로 하므로(제297조),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와 범죄 성립이 늘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이 든 허위의 근거대법원의 판단
불송치 결정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근거일 뿐
항의 없이 교제 유지혼인을 바랐다는 해명 수긍, 고소 내용과 양립 가능
모발 감정 미검출감정을 먼저 요청한 점 등에 비추어 진술을 쉽게 배척 못 함

대법원은 피고인이 고소 전부터 진료 기록과 메시지에서 클럽에서 당했다고 꾸준히 호소했고, 변호사 상담을 거쳐 고소했다는 점도 들었습니다. 약물 사용이 증명되지 않아 강간죄가 되지 않더라도 그 성관계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하여 원심 판단을 법리오해로 보았습니다.

추측으로 쓴 고소 내용은 무고가 될 수 있습니다

같은 판결에서 영상 반포 부분은 결론이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무고의 고의는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해, 진실이라는 확신 없이 신고한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상대방 휴대전화 포렌식에서 반포 내역은 나오지 않았고,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반포했을 것 같다는 추측이라고 진술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부분을 무고로 본 원심 판단은 수긍했습니다. 다만 강간 부분과 일죄 관계여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환송됐습니다. 이 판결은 유무죄를 확정한 것이 아니며, 환송 후 결론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고소인과 피고소인이 확인할 것

필자 해설로는, 고소인은 고소장에 직접 겪은 사실과 추측을 구분해 적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이 판결에서도 고소 전부터 호소해 온 강간 부분과 스스로 추측이라고 한 반포 부분의 평가가 갈렸습니다. 불송치 통지를 받으면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에 따라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2026. 10. 2. 이후 통지분은 통지일부터 3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 절차는 불송치 이의신청 기간에서 다루었습니다.

피고소인은 불송치 결정문만으로 무고 고소가 받아들여진다고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필자 해설로는, 고소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 줄 객관적 자료를 따로 갖추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무고죄의 기본 요건은 고소했다가 되레 처벌받는 경우에서 정리했습니다.

필자가 성범죄 사건 상담을 하며 보면, 불송치 직후 감정이 앞서 고소장을 다시 쓰다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덧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고소장 문구를 쓰기 전에 사실관계부터 정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강간 고소가 불송치됐다는 사정만으로 무고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둘째, 다만 근거 없이 추측으로 적은 고소 내용은 미필적 고의로 무고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셋째, 이 사건은 파기환송 판결이어서 최종 결론은 환송 후 재판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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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6. 10. 8. 선고 2026도1865 판결(파기환송) — 대법원 판례속보 첨부 판결문 /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56조·제297조 [법률 제22007호, 시행 2026. 10. 2.] /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법률 제22009호, 시행 2026. 10. 2.] — 국가법령정보센터
· 같은 날 발행 칼럼: 공범 재판의 증인이 된 공동피고인, 위증 책임은

김형철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 부천 근무
제주지방법원 국선전담변호사 출신 · 제주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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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와 장소 정보는 적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대법원 판결은 파기환송 판결로, 환송 후 결론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하며, 개별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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