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서면 구형, 판결을 뒤집을 사유가 될까
COLUMN · 형사재판 절차
작성 2026. 10. 21. | 로엘법무법인 김명희 변호사
형사재판 마지막 기일에 검사가 "구형은 서면으로 내겠다"고만 하고 끝났다면, 피고인은 무엇에 대해 최후진술을 해야 하는지 막막해집니다.
2026년 5월 대법원 판결을 중심으로 서면 구형의 효력, 판결을 뒤집는 절차 위반, 피고인이 챙길 점을 정리합니다.
| 목차 |
| 01. 서면 구형만으로 판결이 뒤집히지는 않습니다 02. 구형은 왜 법정에서 말로 해야 하나 03. 2025도10476 사건, 구형 의견서가 제출된 경위 04. 판결을 뒤집는 절차 위법은 어디서 갈리나 05. 피고인과 변호인이 챙겨야 할 것 자주 묻는 질문 |
01
서면 구형만으로 판결이 뒤집히지는 않습니다
검사가 법정에서 구형하지 않고 변론종결 뒤 서면으로 양형 의견을 내는 '서면 구형'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 사정만으로 판결을 파기할 위법이 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2026. 5. 8. 선고 2025도10476 판결의 결론으로, 대법원은 서면 구형 때문에 공판중심주의가 형해화되거나 피고인의 방어권·변호인의 변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된 정도에 이르러야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된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02
구형은 왜 법정에서 말로 해야 하나
구형은 '변론'이므로 원칙적으로 공판정에서 말로 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은 판결은 구두변론을 거치고(제37조 제1항) 공판정 변론은 구두로 하도록 정합니다(제275조의3). 증거조사가 끝나면 검사가 사실과 법률적용에 관한 의견을 진술하고(제302조), 재판장은 그다음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최종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줘야 합니다(제303조). 이 순서는 항소심에도 준용됩니다(제370조).
대법원은 제302조의 의견 진술에 검사의 최종 양형 의견, 즉 구형이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의 최후진술을 검사 뒤에 두는 이유도 검사가 밝힌 유무죄·양형 의견 전부를 반박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구형은 의견일 뿐 법원을 구속하지 않으며, 검사가 양형 의견을 아예 진술하지 않은 경우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아니라는 것이 종전 판례입니다(대법원 2001. 11. 30. 선고 2001도5225 판결).
03
2025도10476 사건, 구형 의견서가 제출된 경위
판결문에 따르면, 사기 혐의 1심은 공시송달로 피고인 없이 진행됐고 검사의 징역 2년 구형대로 징역 2년이 선고됐습니다. 피고인의 상소권회복청구가 받아들여져 항소심이 열렸습니다.
항소심 제3회 기일에 검사는 최종의견을 서면으로 내겠다고만 했고, 일주일 뒤 징역 2년을 구한다는 내용만 적은 구형 의견서를 냈습니다. 이후 판사 경질로 변론이 재개돼 공판절차가 갱신됐고, 검사가 종전 변론을 원용한 뒤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최후진술 기회가 주어지고 변론이 종결됐습니다. 항소심도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서면 의견이 1심 구형·선고형과 같았고, 피고인 측이 기록과 재판 진행으로 이를 예측할 수 있었으며, 갱신된 기일에 반박할 기회도 있었다는 점을 들어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04
판결을 뒤집는 절차 위법은 어디서 갈리나
절차 위반이 판결을 뒤집으려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반이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호, 제383조 제1호). 대법원은 판결 내용이 아닌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은 방어권·변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돼 판결의 정당성마저 인정하기 어려운 정도가 아니면 그 자체로는 판결에 영향이 없다고 봅니다(대법원 1985. 7. 23. 선고 85도1003 판결, 대법원 2005. 5. 26. 선고 2004도1925 판결).
반대로 최후진술 기회 자체를 빼앗으면 결론이 다릅니다. 대법원 2018. 3. 29. 선고 2018도327 판결은 최종의견 진술 기회가 피고인과 변호인 모두에게 주어져야 하는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피고인에게 최후진술을 시키지 않고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 절차의 흠 | 대법원 판단 | 근거 |
|---|---|---|
| 검사 구형 생략 | 판결에 영향 없음 | 2001도5225 |
| 변론종결 후 서면 구형 | 바람직하지 않으나 상고 기각 | 2025도10476 |
| 피고인 최후진술 기회 미부여 | 판결에 영향, 파기 | 2018도327 |
05
피고인과 변호인이 챙겨야 할 것
서면 구형을 받았다면 그 내용을 확인하고 반박할 기회를 실제로 쓰는 것이 핵심입니다. 대법원은 의견서 제출 경위·시기·방법, 의견의 내용과 근거, 피고인이 쓸 수 있었던 방어 기회를 따져 위법 여부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변론종결 뒤 예상과 다른 의견서가 들어왔다면 변론 재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305조). 2018도327 사건에서는 최후진술을 못 했는데도 공판조서에 진술한 것처럼 적히자 변호인들이 이의를 제기해 정정받았고, 이것이 파기로 이어졌습니다.
필자가 형사재판을 맡아 보면 최후진술은 유리한 양형 사정을 재판부에 직접 전하는 마지막 자리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양형 자료 준비는 관련 칼럼을 참고하십시오.
FAQ
자주 묻는 질문
Q. 검사가 법정에서 구형하지 않고 서면으로 내도 되나요?
원칙적으로 구형은 공판정에서 말로 해야 하고, 대법원도 서면 구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의 방어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된 정도가 아니면 그것만으로 판결이 파기되지는 않습니다(대법원 2025도10476).
Q. 판사가 검사 구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있나요?
선고할 수 있습니다. 구형은 검사의 양형 의견일 뿐이라 법원이 이에 구속되지 않기 때문입니다(대법원 2001도5225).
Q. 최후진술 기회를 받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피고인이나 변호인에게 최종의견 진술 기회를 주지 않고 선고하면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이 됩니다. 대법원 2018도327 판결은 이를 이유로 항소심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형사재판 절차나 항소·상고를 고민하십니까? 공판조서와 판결문, 검사 의견서를 가져오시면 절차상 다툴 부분이 있는지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
참고자료
· 대법원 2026. 5. 8. 선고 2025도10476 판결, 대법원 2018. 3. 29. 선고 2018도327 판결, 대법원 2005. 5. 26. 선고 2004도1925 판결, 대법원 2001. 11. 30. 선고 2001도5225 판결, 대법원 1985. 7. 23. 선고 85도1003 판결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형사소송법」 제37조·제275조의3·제302조·제303조·제305조·제361조의5·제370조·제383조 [법률 제22009호, 시행 2026. 10. 2.]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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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희 로엘법무법인 대표변호사 마약·형사 사건 담당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조문은 2026. 10. 21.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본으로 대조했습니다. 2025도10476 사건은 상고 기각으로 확정됐습니다. 통계는 싣지 않았습니다. 절차상 흠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사건 기록에 따라 달라집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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