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의사가 형사처벌되려면

COLUMN · 형사·의료

작성 2026. 10. 1. | 로엘법무법인 권상진 변호사

치료 뒤 결과가 나빠지면 환자와 가족은 "의사를 형사 고소할 수 있는지"를, 의사는 "민사에서 배상 판결이 나면 형사도 유죄인지"를 묻습니다. 두 질문의 답은 형사재판이 민사보다 높은 증명을 요구한다는 데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6. 7. 16. 선고 2023도3217 판결에서 같은 사고로 병원의 배상책임이 확정됐는데도 의사들에 대한 유죄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이 판결을 중심으로 형사 과실의 기준을 정리합니다.

목차
01. 나쁜 결과만으로 처벌되지는 않습니다
02. 과실은 같은 분야 평균적인 의사를 기준으로 봅니다
03. 과실이 있어도 인과관계는 따로 증명해야 합니다
04. 민사 배상과 형사처벌은 증명의 문턱이 다릅니다
05. 조정이 성립하면 공소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01

나쁜 결과만으로 처벌되지는 않습니다

의료사고가 났다는 사실만으로 의사가 형사처벌을 받지는 않습니다. 「형법」 제268조는 업무상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처벌하려면 검사가 과실과 인과관계를 모두 증명해야 합니다.

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1163 판결은 환자에게 결과가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과실을 추정하거나 막연한 가능성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2023도3217 판결도 의사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무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고 다시 심리하는 단계입니다.

02

과실은 같은 분야 평균적인 의사를 기준으로 봅니다

의사의 과실은 결과를 예견하고 피할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못했는지로 판단하며, 기준은 같은 분야의 평균적인 의사입니다. 사고 당시의 의학 수준과 의료환경도 함께 고려합니다. 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8도2844 판결은 수술 뒤 예상되는 합병증 징후가 이어졌는데도 검사·전원을 지체한 의사의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반대로 진료방법 선택에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됩니다. 2023도3217 판결은 약물 부작용과 감염증 중 무엇인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스테로이드 투여를 보류하고 다른 치료로 바꾼 판단을 합리적 재량 범위 안으로 보았습니다. 더 일찍 투여했으면 나았을 수 있다는 평가는 사후적이라는 것입니다.

03

과실이 있어도 인과관계는 따로 증명해야 합니다

과실이 증명돼도 그 과실 때문에 상해·사망이 생겼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으면 유죄가 될 수 없습니다. 2023도3217 판결은 처방 의사가 검사를 하지 않고 부작용 대응을 설명하지 않은 점을 과실로 보더라도, 검사를 했다면 결과를 막았을 것이라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1도1833 판결도 같은 구조입니다. 마취 후 수술실을 비운 의사의 과실은 인정했지만, 곁에 있었다면 사망을 피했을지 증명되지 않았다며 업무상과실치사 부분을 파기했습니다. 필자가 형사사건을 다루며 보면, 의료사고 사건의 쟁점은 대개 "그 조치를 했더라면 달라졌을까"라는 질문으로 모입니다.

04

민사 배상과 형사처벌은 증명의 문턱이 다릅니다

같은 의료사고라도 민사에서는 배상책임이 인정되고 형사에서는 유죄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민사에서는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2다219427 판결처럼 환자 측이 과실과 손해 발생의 개연성을 증명하면 인과관계를 추정합니다. 형사에서는 이런 추정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구분민사(손해배상)형사(업무상과실치상)
인과관계개연성 증명 시 추정추정 불가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
증명 부담추정되면 의료인 측이 반증검사가 끝까지 증명
의심만으로 유죄 불가
2023도3217 사안병원 배상 판결 확정유죄 원심 파기환송

2023도3217 사안에서도 병원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의사들의 과실을 인정한 배상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대법원은 형사재판이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원칙을 따르므로 결론이 다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05

조정이 성립하면 공소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현행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51조는 의료분쟁 조정이 성립한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에서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다만 생명에 대한 위험이 생기거나 장애, 불치·난치의 질병에 이른 경우는 제외되고, 사망 사건은 대상이 아닙니다.

2027. 5. 27. 시행되는 개정법(법률 제21694호·제22023호)은 이 특례를 제54조로 옮겨 법원 조정·화해까지 넓히되, 설명의무 이행과 책임보험 가입을 요건으로 붙였습니다. 제56조는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사고에서 손해배상금 전액이 지급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했지만,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제외됩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Q. 의료사고가 나면 의사는 무조건 형사처벌을 받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검사가 평균적인 의사를 기준으로 한 과실과, 그 과실로 결과가 생겼다는 인과관계를 모두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해야 형법 제268조로 처벌됩니다.

Q. 민사재판에서 병원 배상책임이 인정되면 형사재판에서도 유죄가 되나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민사는 개연성이 증명되면 인과관계를 추정하지만 형사는 추정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3도3217 판결은 배상 판결이 확정된 사안에서도 유죄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Q. 의료분쟁 조정이 성립하면 의사를 처벌할 수 없나요?

현행법상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은 조정이 성립하면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다만 생명 위험, 장애, 불치·난치 질병에 이른 경우와 사망 사건은 이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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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3도3217·2022도11163·2021도1833·2018도2844·2022다219427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268조 [법률 제21450호, 시행 2026. 9. 13.] — 국가법령정보센터
·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51조 [법률 제20445호, 시행 2025. 6. 21.], 제54조·제56조 [법률 제21694호·제22023호, 시행 2027. 5. 27.]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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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진 로엘법무법인 대표변호사
군형사·군징계 사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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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판결과 조문은 2026. 10. 1. 국가법령정보센터 수록본으로 대조했습니다. 환송 후 결론,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의 범위(대통령령 미제정), 개정 특례의 시행 전 사고 적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아 단정하지 않았고, 통계는 싣지 않았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진료기록과 감정 내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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